가족음악회 음악의 숲으로 가다 관람후기

날짜
2015.10.22
조회수
132
등록자
이보영
한 주의 중반 수요일! 저녁 가족음악회가 있는 오늘!

아들들을 챙겨 늦지 않게 가려하니 늦은 오후부터 괜시리 몸이 빨라지고 맘이 분주해진다.

아이들 학원시간 끝나자 마자 저녁도 먹여야하고,하필 학습지 방문 선생님이 오시는 요일이라 스케줄 조정도 해야 했다.

음악회는 지루할 것 같다며 따라나선 아들들의 표정이 썩 밝지 않지만, 공연장을 향한 내 발걸음은 높은 힐을 신었는데도 폴짝폴짝 가볍고, 오늘은 또 어떤 공연으로 감동의 샤워를 받고 나올지ㅋ... 소녀처럼 가슴이 콩콩 뛴다.





감사하게도 정중앙의 맨 앞자리에 앉게 되었다.몸부림이 심하고 돌발행동을 자주 하는 건우가 걱정도 되지만,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뮤지션을 보고 소통할 수 있어서 마냥 행복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윤성근과 피아니스트 이재완의 협주는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무척 안정적이었고, 귀에 익숙한 클래식이어서 듣기 편안하여 심신이 릴랙스되었다.

잔잔하고 감미로운 브람스의 곡이 쌓였던 긴장을 풀어주었다.

단, 음량이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나에게만 그렇게 들렸을까? 궁금하다....

(음향감독님께 볼륨 좀 키워주세요~ 하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이 아름다운 연주를 좀 더 꽉 찬 울림으로 들을 수 없다는게....아쉬웠다.



소프라노 정별님의 노래 역시 가족음악회를 표방한 음악회답게 대중에게 친숙한 곡들이었고,영화 ost라서 영화의 배경화면까지 준비하는 성의를 보여주었으나, 기획의도와는 달리, 화면으로 시선이 분산되어 음악에 오롯이 몰입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었던 것 같다.

온 국민이 선호하는 넬라 판타지아로 시작해 쉬리의 ost 'when I dream' 그리고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까지 중간중간 곡에 대해 짧은 설명을 덧붙여 주어 더 좋았다.

대중가요를 부르는 것이 어색하다고 하셨는데, 나역시 when i dream보다는 교수님이 자신있게 부르실 수 있는 다른 곡을 선택했으면 좋았겠다싶었다.





마지막으로 바리톤 안! 갑! 성!

최근 불후의 명곡 출연으로 유명세를 타는 뜨는 성악가 안 갑 성!

드디어... 그의 무대다!

서글서글한 눈매로 당당하게 무대위에서 인사를 하는 모습이 멋지다!

목포에서는 첫 데뷔무대인데 관객석이 꽉 차지 않아 내심 서운하셨나보다~

그러니 자동으로 박수와 환호를 더 열심히 보내게 된다.



첫 곡은 꼭 보고싶었던 뮤지컬 '맨 어브 라만차' 중 돈키호테가 부르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감미로우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무대를 장악하더니, 조쉬 그로반의 to where you are를 들려준다. you raise me up 등 그의 히트곡 몇몇 곡은 알고 있었지만,

이 곡은 처음 듣는 곡인데, 내 감성코드와도 딱 맞고 좋아서 지금 글을 쓰면서도 배경음악으로 무한 반복하면서 듣고 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도 스스럼없이 하며 가족음악회의 취지도 다시 상기시켜주고, 무대 감독님과 음향 조명 감독님까지 박수갈채를 받게 유도하는 그를 보면서 지방의 소박한 음악회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임해주는 모습에 그리고 진정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부터 나는 안갑성의 팬이 되기로 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이 있듯이

오늘 만난 바리톤 안갑성은 크게 대성할 떡잎ㅋ~

팝페라 가수 임형주를 뛰어넘을 듯한 예감!

그의 인성과 프로근성 또 오늘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이 진심이라면 언젠가 최고의 바리톤으로 우뚝 설 것이라 믿는다.

이곳에 다시 와 주길 바라며 그의 목포에서의 첫 데뷔무대를 꿈다락을 통해 관람할 수 있어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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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 오페라에 출연했다는 인연의 정별님과 안갑성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

당연히 예상했던 뻔한 앵콜곡이지만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들어도 들어도 좋다~

오늘 밤도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기억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