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 09「두꺼운 삶과 얇은 삶」

선창에 나가 서너 시간씩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있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내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면, 옻나무와 발목까지 빠지던 펄의 감촉이 맨 처음 되살아나오고, 가도가도 끝이 없던 여름날의 황톳길의 더위와 모깃불의 매캐한 냄새가 나를 가득 채운다.

1962「나르시스 시론-시와 악의 문제」

불행히도 그는 육지에서 살도록 선고받은 바다 동물이다. (…) 바다 동물은 영원히 달성되지 않을 바다에의 향수를 노래하게 되는 것이다.

1964「말라르메 혹은 언어로 사유되는 부재」

에덴을 그리며 수면만을 쳐다보는 나르시스를, 그 나르시스의 고뇌를 당신들은 아는가.

1964『존재와 언어』의 '후기'

정말로 바다로 가는 길을 나는 알지 못하지만 그러나 바다로 가는 노력을 나는 그쳐본 적이 없다.

1977「묘지 순례」

내 책상 앞에서 좋은 작품을 읽을 때, 나는 그에게 얼마나 더 가까워지는 것이랴.

1988「책머리에」, 『분석과 해석 : 주(鴸)와 비(蜚)의 세계에서』

또다시, 좋은 세상이 오고 있다고 풍문은 전하고 있다. 과연 좋은 세상이 올 것인가? 그것은 헛된 바람이 아닐까? 나는 주저하며 세계를 분석하고 해석한다.

1984「젊은 시인들을 찾아서」

나라는 육체 속에는, 나보다, 타인들이 사실은 더 많이 서식하고 있다.

1987. 04. 20, 『행복한 책읽기』

내 사유의 주체는 내 육체이다.

1963. 03「신 없는 시대의 질주」

항상 나는 주저하고 망설이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동요하고 있는 듯하다. (…) 그러면서도 나는 기웃거리고 있다.

1975. 05『시인을 찾아서』

생각하는 나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의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 것일까? 그 질문은 아직도 계속된다.

1970「한국 소설의 가능성」

도식화하지 말라, 당신의 상상력으로 시대의 핵을 붙잡으라.

1974.10-1975.05「아르파공의 절망과 탄식」

자기 자신의 발전의 단계가 환하게 보일 때까지, 자기를 객관화할 것. 그 경우 자신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1985「예술적 체험의 의미」

예술 작품 속에서 계속 살고 싶다, 스스로 구멍이 되어 구멍을 막고 싶다, 그 무의식적 의지가 예술을 바라게, 욕망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 작품 속의 편안함은 모든 다른 편안함을 스스로 막는 편안함이다.

1962「나르시스 시론-시와 악의 문제」

욕망의 무리들을 감지하는 자―그것으로 인하여 갈증을 느끼는 자―그는 시인이다.

1975.9.24「김현 예술 기행」

자기에게서 멀리 떨어질수록 자기에게로 가까이 간다! 그 모순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비밀을 쥐고 있다.

1975「인간의 고향을 찾아서 : 미셸 망수이 교수와의 대화」

잘못 읽는다는 것은 다른 원칙에 의해서 그것을 읽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오히려 새로운 것을 구축케 하는 독법이다.

1974.10-1975.05「아르파공의 절망과 탄식」

안중근(安重根)의 권총 사용은 한용운(韓龍雲)의 펜이나 김교신(金敎臣)의 잡지와 마찬가지로 이론이며, 실제인 것이다.

1977「바슐라르와 마르쿠제의 한 문단의 비판」

무용한 것은 인간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 즐거움은 완전한 자유를 느끼는 떠돌이의 즐거움이다. (…) 예술이 자유로운 것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1988「미셸 푸코의 문학비평」

나는 어떤 사상가의 어떤 한 생각에 관심을 쏟기보다는, 그가 그런 생각에 왜, 어떻게 다다르게 되었을까라는, 그 생각까지의 과정에 더 관심을 쏟는다.

1983「문학사회학」

구리로 만들어졌으되 황소의 울음을 우는 시칠리아의 암소처럼, 문학사회학은 사회학이되 문학의 울음을 울어야 한다.

1992「행복의 시학」

이미지는 순수 상상력의 소산이며, 존재의 한 현상, 말하는 존재의 특이한 현상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상상한다는 긍정적 욕구로 산다.

1984「젊은 시인들의 상상 세계」

나는 타자다, 그러니까, 세계는 바뀌어져야 한다.

1986「60년대 문학의 배경과 성과」

그들의 한국어는 토속적 한국어와 사변적 한국어를 변증법적으로 극복한 한국어였다. 더구나 그들이 본 세계는 사일구의 푸른 하늘이었다.

1977. 03「고통의 정치학」

참된 것은 고통 속에서 배태된다!

1988. 2. 20 「행복한 책읽기」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육체적으로, 또 한 번은 타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으로써 정신적으로 죽는다.

1978「욕망과 금기」

진실은 결국 진실화 과정 속에 있다. 진실 속에서 인간은 살 수가 없다. 인간은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지 속에서 산다.

1974.10-1975.05「아르파공의 절망과 탄식」

나는 다시 내 유년기의 바다에 와 있었다. (…) 나는 모래밭에 주저앉았고 북해의 바닷물을 만졌다. 그리고 소리쳤다. '어머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