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성 문학비

씨뿌리는 여인

아! 박화성
당신은 외로운 새벽별
여명의 어둠 속에 홀로 남은 별 하나
꽃다운 나이에 새벽길을 떠나는 나그네
찬 서리 매운 바람 속에서도
황량한 지평을 향하여
붓 한 자루로 꿈을 그려냈으니
아! 그것은 우리의 자유. 영원한 자유!
일제의 쇠사슬 아래서
야위어만 가는 이 땅의 골찌구니
눈물고인 자리마다 무궁화가 피기를 갈구 했던 절망의 시대에도
가난과 무지와 종살이에서 벗어나자고

말과 글과 영혼으로 써 냈던 진주같은 작품들
아. 당신은 이세상 크기보다 더 큰 자유의 씨를 뿌린 선구자였소
세월은 가도 역사는 흘러도
진실과 사랑과 정의는 강줄기처럼 흐르니
팔십평생 당신이 뿌린 문학의 씨앗은
세세 연년 해송보다 푸르름을 더해가니
유달산이 내려다보고
영산강의 품에 안긴
이 축복의 땅에 당신이 살아 계심에
아. 당신은 이땅에 자유의 씨를 뿌리신
아. 당신은 새벽길을 열어주신 선구자 였소

- 글 차범석 서기 이천사년 십이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