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희" 남도해설의 명장님께 아주 찐한 감동을 먹었습니다.

작성일
2019.03.28 15:07
등록자
김준상
조회수
1606

"정금희" 남도해설의 명장님께 아주 찐한 감동을 먹었습니다.

남도맛기행을 위해 이른 새벽 KTX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광주송정역에 도착했습니다.
낯선 땅에서 저희를 한눈에 알아보시고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 주신 선생님은 정금희 해설사님이었습니다.
working woman의 상징인 은빛머리의 모습을 하신 정금희 선생님의 첫인상은 남도여행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습니다.
2박3일의 남도맛기행에 선정된 것도 행운인데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유창한 명해설과 함께 했던 남도여행은 행복 자체였습니다.

처음에 나주의 혁신도시 전망대에서 바라본 깔끔하고 탁트인 풍광은 세종특별시의 호수공원을 연상시키며 여기서 살고 싶은 마음을 일게했습니다. 미니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봅슬레이식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짜릿한 기분은 즐거운 여행의 서곡에 불과했습니다. 금성관과 목아박물관, 목사의 숙소를 거치며 정금희 해설사님의 책에도 나오지 않는 건축양식과 현판글씨와 비석에 대한 해설에서 목사와 기생의 behind love story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흥분된 가운데 수학여행을 온듯이 메모를 해가면서 경청을 했습니다. 나주의 역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으로 머리를 꽉꽉 채우고, 가슴에는 벼락맞고 살아남은 팽나무의 기운을 한가득 채우고 나서, 한옥형 나주곰탕집에서 맛있고 담백한 콜라겐 수육으로 배를 실컷 채웠습니다. 황포배를 타고 바람결에 펄럭이는 깃발을 앞세우고 영산강을 휘젓으며 드라마 주몽셋트장과 강가의 정자와 기암괴석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며 정말 한가하게 마음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며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영산포를 떠나 항구의 도시 목포에 도착해서는 처음으로 이름도 생소한 자연사박물관과 문예관, 해양박물관을 방문해서 입을 쫙 벌렸습니다. 정금희 해설사님은 역사학을 전공했다는데 중생대의 지질학에서 부터 남도 문학, 남농과 허백련의 그림, 보기도 신비한 수석, 신안선의 해양유물, 조선과 중국 원나라와 일본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문화해설의 범위를 넘는 그 넓고 깊은 지식과 해설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감퇴해 가는 제가 아직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로 머리와 가슴과 눈과 귀에 꽉꽉 박힐 정도로 해설하는 탁월한 능력은 가히" 해설의 명인"이라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목포의 명물 갓바위에 얽힌 전설을 들으며 해안가의 자연바위를 멋지게 관광상품화하는 목포문화관광과 공무원분들의 멋진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기획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목포에서 남도음식의 대명사인 삼합을 대하고 나서 영산포를 떠나며 뭔가 모른 허전함의 정체를 알아챘습니다. 간장게장을 곁들인 잔치상에 홍어와 돼지수육과 묵은김치로 삼합을 만들어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맛있게 배부르게 먹고나서 왜 "남도맛기행"이라고 이 여행 프로그램을 명명했는지 알 수 있을 듯 싶었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의 상징인 평화공원 앞에 위치한 상그리아호텔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새벽 일어나서 갓바위의 뒷산에 올라 대불공단을 바라보며 딱 트인 바다에서 떠오르는 뜨거운 태양을 가슴에 품어 안았습니다. 호텔식으로 가볍게 조식을 하고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에 올라 목포시내를 한 눈에 바라보았습니다. 노적봉앞의 정자에 서서 해설명장 정금희 박사님께 목포에 얽힌 역사와 지리, 문화 강연을 들으며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애국심이 꿈틀되어 올랐습니다. 근대사박물관에 들러 정금희 해설명인에게 일제강점기의 목포역사를 듣고 보면서 우리의 후손들이 다시는 일제 식민지와 같은 부끄러운 역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마음을 다지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목포에서 한창 떠오른 hot news 현장에 이르러서 이 나라의 정치를 곱씹어 보며 개운하지 않은 씁쓸함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5월3일에 유달산에서 고하도까지 가는 케이블카가 개통된다고 하니 꼭 다시 한 번 유달산에 올라 꽃나비 처럼 목포의 산과 바다를 날아보고 싶습니다.

이튿날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 들러서는 민주 역사의 현장인 옛 도청 자리에 위치한 국제아시아문화전당에 들러서는 현지 해설사님께 키르키즈스탄의 모든 것에 대한 해설과 더불어 시설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민주광장에서 오일팔망언 국회의원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군인과 민주열사간에 총탄이 오간 비극의 현장이었던 도청현장에서 당시의 동영상을 시청하였습니다. TV에서 다큐로 본 느낌과는 사뭇 달라 온 몸으로 민주의 열기가 솟구쳐 오름을 느꼈습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의 뜻을 되새기며 이나라 정치인들의 얼굴 면면을 떠올려 보며 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이전에 가정집 분위가 나는 한정식당에 들러서 남도의 맛있는 애호박찌개와 생고기비빔밥으로 입과 배를 호강시키고 양림동의 미술관과 고택, 빵맛집 등 이곳저곳을 즐겁게 돌아다니다가 양림동의 펭귄마을에 들러서 지역관광을 하였는데 특히 펭귄마을의 유래가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가난한 마을이 문화마을로 탈바꿈하는 현장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무엇일까 곱씹어보니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광주의 어머니 "조아라"박물관에 들러 한 여인의 헌신적인 일생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여 봅니다. 정금희 해설사님으로 부터 지역의 발전과 종교와 성리학과 유교의 역사와 관계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들으며 선교사님들의 봉사와 사랑의 정신의 근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광주송정역 인근에 있는 아우라호텔에서 2박을 하며 광산구청앞의 떡갈비촌에 들러 그 유명한 송정떡갈비 맛을 보았고, 1913송정시장에서는 파전에 막걸리도 한 잔 기울였습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데크가 깔린 황룡강가에서 조깅을 하면서 물안개를 따라 피어오는 봄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일정으로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들러서 메타세콰이어길과 메타프로방스에서 아내의 손을 잡고 여유로운 산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의 고장인 담양의 죽녹원에 들러 맑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싱그러운 대나무 숲에서 노닐며 여행의 진수를 맛본 다음 생태호수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푸르른 소무를 배경으로 자리한 환벽당에 올라 확 트인 전경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했습니다. 홍매화와 노란 산수유가 활짝 핀 환벽당 마당에서 다과를 곁들이면서 남도의 명창 소리꾼과 함께 남도 민요를 함께 부르며 남도의 멋을 한껏 누릴 수 있었고, 춤꾼의 나부끼는 부채춤사위는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였고, 따스한 봄바람을 타고 울어되는 대금은 고요한 마음을 흔들어 되었습니다. 내 평생에 이렇게 남도 멋과 맛을 누리는 호사를 맛 볼 줄은 몰랐는데 내 생에 최고의 선물을 받은 듯했습니다. 정금희 해설사님께서 일정에 없지만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면서 안내한 식영정은 정말 남도의 선비의 멋을 느끼기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우람한 소나무를 끼고 발아래 바라보이는 생태공원의 호수는 마지막 남은 내 혼을 빼앗가 갔습니다. 남도의 맛에 취하여 들린 소쇄원에서 정금희 해설사님은 손수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면서 소쇄원의 풍경과 얽힌 얘기를 자세히 일러주었습니다. 하루종일 마루에 앉아 있어도 아니 평생을 이런 곳에 살고 싶은 그런 멋스러운 남도의 풍경에 정신이 혼미해진 여행이었습니다.

어느 라디오 광고에서여행은 자유다."라고 하였지만 내가 이번의 남도맛기행을 통해서 배운바로는 "여행은 사람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정금희 해설사님이 처음에 만나서 해주신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는 말씀의 뜻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정금희 해설사님의 외모에서 풍겨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사람에 대한 관심과 고장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역사와 문화와 지리와 종교와 문학과 철학에 걸친 풍부한 식견이 아니었더라면 이번 여행에서도 남도의 멋과 맛을 제대로 배우고 느끼지 못하고 피곤함만 가득 안고 끝났을 텐데, 남도의 해설명장 정금희 선생님 덕분에 정말 마음이 즐겁고 행복한 그래서 그 어느 여행보다 보람차고 가슴 뿌듯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쌓인 많은 찌꺼기를 다 버리고 한가득 행복을 채워서 가는 "남도맛기행"이 될 수 있도록 정성과 열정을 다 해주신 정금희 문화해설사님이야말로 진정한 남도의 홍보대사이십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신 국장님께서 환벽당까지 몸소 오셔서 환대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맛깔스러운 프로그램에 남도의 멋과 맛을 더하여 혼을 불어넣어준 정금희 해설사님의 능력과 노력과 헌신이 가미되어 더 빛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틈나는 대로 구수한 덕담과 전라도 사투리를 소개해주면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신 현철기사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남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신 최고의 해설사 정금희 명장님 덕분에 2박 3일 동안에 수십권의 책을 읽은 느낌입니다. 서울 대전 대구에서 오신 열다섯 분의 선생님들과 정금희 해설사님과 옷깃 스치듯 맺은 아름다운 인연은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BS 한국기행에 이금희 나래이터가 있다면 남도맛기행에는 정금희 해설명장이 있었습니다.
저를 배고픈 돼지에서 배부른 소크라테스로 거듭나게 해주신 정금희 해설명장님께 다시 한 번 더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정금희 해설사님! "여행은 사람입니다." 맞죠?
유달산 케이블카가 개통되는 계절의 여왕 5월에 목포에 찾아가서 목포의 여왕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정금희 해설사님, 그때까지 힘내시고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