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 날짜
- 2023.08.05
- 조회수
- 56
- 등록자
- 이주희
■가난은 기형도의 원체험이다. 그래서 그의 “추억은 황량”했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 시장에 간 우리 엄마 /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 엄마 안 오시네. 걷기도 전에 노래를 배우고, 여섯 살 무렵에는 한자투성이인 신문을 읽어 동네 사람들로부터 신동 소리를 듣던 아이는 숙제를 하며 시장에 장사하러 나간 어머니를 기다린다…. 가난 때문에 어머니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는 원초적인 그리움의 대상일 것이다. 나에 대한 끊임없는 이해와 배려와 용서와, 그리고 무한한 사랑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그가 있는 까닭이다. 돌이켜보면 한없는 후회와 탄식 속에서 애타게 부르는 이름이기도 한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머니, 언제 어디서든 다만 그리운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