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때로 쓸쓸할 때 오시라
- 날짜
- 2015.02.21
- 조회수
- 8
- 등록자
- 류OO
목포는 때로 쓸쓸할 때
오시라.
그대가 자라고
그대의 영혼이
보해양조장의 막걸리처럼
농 익던 시절
교복을 입고
우리가 오거리를 지나 선창가 항구에 모여
그날 공부도 작파하고
부르던
.
목포는 때로 빈손으로
오시라.
목포 거리를 거니는 이 모두가 낯설고
이제 그대는 나그네가 되어
유달산 유선각 벤치 한쪽에
오두마니 앉아
저기 삼학도
세마리 학처럼
고교시절 그대 곁을 배회하던
목포의 여고생들
그네들을
운좋게도 만나게 된다면
아무것도,
아무 것도 없는 마음으로
그네의 얼굴을 보는 것도
그렇게 쓸쓸하지만은 아니할 터이니.
목포는 때로
결혼해서
식솔도 데리고 오시라.
지금은 북항이 된 뒷개 바닷가
짠물냄새에다
막소주를 대클라스에 따라
산낙지를 안주삼아
한동안 부르지 않았던
을
를
쓸쓸하게 불러도
식솔들은 알고 있으리라
아버지가, 아버지가
왜 저토록 유달산 너머
그 석양빛에 젖어
자신들의 이름을 부르는가를.
목포는, 목포는
때로 잊고 있다가
꼭 한번 쯤 다녀들 가시라.
그대의 유년과
숫거위처럼 목울대 울어대던
목포고등학교의
친구들과, 교정의 히말라야 삼나무와,
형님같던 선생님들과
목포 여학교의 여고생들, 그 가시내들을
미소를 떠올리기 위해서라도
꼭.
목포는 때로
반가웁게 다녀도 가시라.




